#존재
제작년 언젠가 본 영화 ‘허(her)’ 에서 주인공이 이런말을 한다. “싱글은 혼자라서 외롭고 누군가 곁에 있 는 사람은 그 사람이 나를 온전히 이해해줄수 없기에 외롭다”.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꽤 좋아했던 나는 20대 중반에 들어서부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. 아마 그때가 만나는 이들에게 내가 하는 일, 나이, 또는 배경에 대해 설명해야 할 쯤 그 언저리였던거 같다. 나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해야하고 이 해시켜야하고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해 단언하는 이들에게 굳이 내가 하는 모든 행동과 생각을 설명하기도 귀찮아졌다. 어차피 나라는 온전한 존재보단 그들에게 중요한건 내가 어느 곳에서 공부를 하고 생활을 하 였으며 어떤일을 염두에 두고 하고 있는지 밖에 없을 뿐이다.
어느덧 결혼을 하고 2년이 지났다. 나같은 사람이 결혼을 했다는게 신기할뿐이다. 나도 어쩜 이 인생이란 짧고도 긴 여정에 식상한 타협을 할 수밖에 없던 지구상에 개미같은 존재일뿐. 그보다 더할것도 덜 할것 도 없다. 생각해보면 내가 결혼을 선택한 이유중에 하나는 무언가에 소속하고 싶었던 거 같다. 늘상 소속 감없이 철새처럼 돌아다니기만 하다가 어느 한곳에 정착되어 아줌마라는 직업?을 갖고 싶었는지도.. 그 럼 적어도 더 이상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그들이 나에게 무엇을 하는지, 무엇을 했는지 , 무슨 생각인지 단언하는 꼬라지 따윈 안볼테니까. 그런데 결혼을 해보니 이번엔 남편이 뭐하는 지 뭘했는지가 더 중요해져버렸나보다 .나따위엔 관심도 없는듯 , 자본주의에 실상을 아주 잘보여준다. 참 엿같다고 생각했다. 상대방을 생각하는 배려는 더 없어진듯 하다. 혼자였을땐 나 스스로를 많이 달랠 수 있었고 보듬을수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그런 여유도 허가되지 않는다 .그러니까 나란 존재는 결국 이 큰 우주에 소금 한알만큼의 존재가치도 들어내지 못한채 사회에 소속되어 억압되어 간다. 그게 우리 모두 가 하는 거라며 그렇게 이해도 시켜가며 스스로를 위로하면서, 마치 이해받지 못한 그들 자신의 외로움을 그렇게 풀어나간다 .
2017년 어느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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